OKR의 도전적 목표, 정말 70%만 달성해도 되는 걸까?
OKR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컨설턴트와 실무자들은 OKR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 점을 강조합니다. 전통적인 **MBO(목표에 의한 경영)**에서는 목표를 100% 달성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보고, 초과 달성하면 추가 보상을 받는 구조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달성 가능한 목표,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실패하지 않을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반면 OKR은 다르게 이야기됩니다.
"OKR에서는 50~70% 정도의 달성률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100%를 달성했다면 오히려 목표가 너무 쉬웠다고 해석한다."
이 설명은 꽤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며,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장 중심의 성과관리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멈춰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OKR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도 괜찮은 것일까요?
1. MBO는 쉬운 목표, OKR은 원대한 목표?
일반적으로 MBO는 달성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비교적 안전한 목표를 설정한다고 비판받습니다. 연말 평가와 보상이 연결되어 있다 보니, 사람들은 도전보다 성공 확률을 우선하게 됩니다. 누구라도 실패가 곧 불이익으로 이어진다면, 무리한 목표를 잡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와 달리 OKR은 구성원이 더 도전적이고 야심 찬 목표를 세우도록 유도합니다. 심지어 어느 정도 실패도 수용하며, 그 과정에서 얻는 학습과 성장 역시 중요하게 봅니다. 마치 **“높이 뛰려다 조금 못 미쳐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더 높이 뛰려는 시도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게다가 MBO가 양적 목표 중심이라면, OKR은 질적 목표(Objective)와 양적 목표(Key Result)를 함께 담는 통합적 관리 체계라고 설명됩니다. 숫자만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방향과 의미를 함께 본다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정말 그렇게만 이해해도 될까요?
2. ‘도전적 목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OKR은 보통 회사가 먼저 상위 목표를 세우고, 부서와 개인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는 쌍방향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조직 전체가 정렬(Alignment)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상적으로 보면 매우 좋아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그 도전적인 목표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그 야심은 누구의 야심인가?"
조직은 때때로 “도전적인 목표”라는 이름으로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자율적 도전이라기보다, 사실상 위에서 압박하는 목표가 ‘야심 찬 목표’라는 말로 포장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듣기에는 멋지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피로감과 혼란만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OKR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높게 잡아라”는 구호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가 무작정 크냐가 아니라, 의미 있고 연결되어 있으며 실제 실행과 측정이 가능한가입니다.
3. OKR은 비현실적이어도 되는가
OKR을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큰 꿈을 가져라(Moonshot)”**입니다. 때로는 도전적 목표가 현실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덧붙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혼란이 생깁니다.
- Objective: 다소 비현실적이고 원대해도 좋다.
- Key Result: 반드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한다.
이 둘은 얼핏 조화로워 보이지만,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긴장이 생깁니다. 목표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으면 그것을 측정 가능한 결과와 연결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꿈은 큰데, 측정은 어떻게 하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필수적 OKR(Committed OKR)'과 '도전적 OKR(Aspirational OKR)'을 구분하여 운영하라고 조언합니다. 일리 있는 설명입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여전히 중요한 질문은 남습니다.
"측정 가능한 결과가 없다면, 그 목표는 정말 관리 가능한 목표인가?"
4. 존 도어의 OKR 공식으로 돌아가 보면
이 지점에서 다시 존 도어(John Doerr)가 소개한 OKR의 기본 공식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목표(Objective)를 세운다: 내가 성취를 바라는 것
- 주요 결과(Key Results)를 생각한다: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방법 및 이정표)
이 공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OKR 프레임워크에서의 목표는 단순한 바람이나 구호가 아니라, 결과를 통해 확인 가능한 성취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목표는 단순히 "좋은 말"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결국 핵심 결과(KR)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그 KR은 달성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OKR은 70%만 해도 괜찮다”는 식의 단순화된 설명은 오히려 본질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OKR은 실패를 권장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목표와 결과를 더 정교하게 연결하고, 그 과정을 통해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성취했는지 투명하게 드러내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5. 도전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호함은 위험하다
OKR의 강점은 명확합니다. 사람들에게 더 큰 시야를 갖게 하고, 현재 수준을 넘어서는 성장을 추구하게 하며, 평가를 위한 소극적 목표 설정에서 벗어나게 돕습니다.
하지만 '도전'이라는 키워드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측정 불가능한 목표를 허용하는 순간, OKR은 힘을 잃습니다. 조직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달성 못 해도 괜찮아”라는 위로가 아닙니다.
- 무엇을 위해 도전하는가?
- 그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
- 지금 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
이 세 가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OKR의 핵심입니다. OKR은 원대한 목표를 위한 프레임워크이지만, 그 안에서 작동하려면 측정 가능성과 정렬이라는 원칙을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 마치며
“70%면 충분하다”는 식의 단순한 이해는 위험합니다. 도전적인 목표는 반드시 측정 가능한 결과와 연결되어야 하며, 조직의 운영 논리 안에서 설명 가능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바로 이 지점을 더 깊게 다뤄보겠습니다. OKR에서 왜 **목표와 핵심결과의 정렬(Alignment)**이 중요한지, 그리고 목표 달성률과 핵심결과 달성률이 논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